2026. 8. 12. 23:00ㆍ드라마 정보

안녕하세요.
오늘은 HBO의 판타지 대작 '하우스 오브 드래곤'에서 묵묵히 자신의 운명을 개척해 낸 매력적인 인물, 라에나 타르가르옌(Rhaena Targaryen)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그녀는 타르가르옌 왕가 중에서도 가장 호전적인 인물인 다에몬 타르가르옌과 해상 무역의 지배자 라에나 벨라리온 사이에서 태어난 고귀한 핏줄입니다. 하지만 쌍둥이 언니인 바엘라와 달리, 그녀의 삶은 꽤 오랫동안 그림자 속에 머물러야만 했죠.
드래곤을 다루지 못해 소외받았던 외톨이 공주가 어떻게 무너져가는 가문의 희망으로 떠오를 수 있었을까요? 원작 소설과 드라마의 파격적인 각색 차이부터, 전쟁 이후 그녀가 선택한 놀라운 결혼의 비밀까지 지금부터 낱낱이 파헤쳐 보겠습니다.
1. 성격이 전혀 달랐던 쌍둥이, 그리고 드래곤의 부재

라에나는 116 AC, 에소스 대륙의 자유도시 펜토스에서 태어났습니다. 위대한 '선택받지 못한 여왕' 라에니스 타르가르옌을 외할머니로 둔 그녀는 타르가르옌과 벨라리온이라는 당대 최고의 두 가문 혈통을 물려받았습니다.
어릴 적엔 구별하기 힘들 정도로 똑같이 생겼던 쌍둥이 자매는 15세가 되면서 성향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언니 바엘라가 짧은 머리에 사냥과 비행을 즐기는 거친 전사였다면, 라에나는 춤과 화려한 드레스를 좋아하는 전형적인 귀부인의 모습을 띠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라에나의 유년기를 지배한 가장 큰 상처는 바로 '드래곤의 부재'였습니다. 타르가르옌 왕가에서 드래곤은 단순한 무기가 아니라, 왕족으로서의 가치를 증명하는 절대적인 신분증과도 같습니다.
그녀의 첫 번째 드래곤 알은 부화하자마자 죽어버렸고, 설상가상으로 어머니가 타던 세계 최대의 용 '바가르(Vhagar)'마저 사촌인 아에몬드에게 빼앗기고 맙니다. 드래곤 라이더인 언니와 끊임없이 비교당하며, 아버지 다에몬에게도 외면받는 씁쓸한 소외감을 겪어야만 했죠.
2. 소설 속 라에나: 기도로 피어난 핑크빛 희망 '모닝'

왕위 계승 내전인 '용들의 춤(Dance of the Dragons)'이 터지자, 드래곤이 없던 라에나는 전장에 나가는 대신 흑색파의 귀중한 후계자원으로서 베일(Vale) 지역으로 안전하게 피신하게 됩니다.
피신하는 길에 그녀는 드래곤 시락스가 낳은 세 개의 알을 품에 안고 갔습니다. 원작 소설 《불과 피》에서 라에나는 매일 밤 알을 껴안고 간절히 기도를 올렸고, 기적은 내전의 극후반부에 일어납니다.
전쟁으로 수많은 드래곤들이 죽어 나가며 멸종의 위기가 닥쳤을 무렵, 라에나의 알에서 분홍색 비늘을 가진 앰버빛 드래곤 '모닝(Morning)'이 부화한 것입니다.
이는 단순한 부화가 아니었습니다. 잿더미가 된 왕국에 타르가르옌의 상징인 드래곤이 아직 살아있음을 알리는 거대한 정치적 사건이었죠. 모닝은 살아남은 흑색파 진영과 훗날 아에곤 3세 조정에 새로운 희망을 불어넣는 완벽한 구원자가 되었습니다.
3. 드라마의 파격 각색: 야생 드래곤 '십스틸러'를 향한 추적

반면 드라마 《하우스 오브 드래곤》은 라에나의 서사를 훨씬 역동적이고 전투적으로 완전히 뜯어고쳤습니다. 여기서 핵심은 원작 소설에 등장하던 하급 용씨 처녀 '네틀스(Nettles)'의 캐릭터를 라에나에게 통합시킨 것입니다.
| 비교 항목 | 원작 소설 《불과 피》 | 드라마 《하우스 오브 드래곤》 |
|---|---|---|
| 드래곤 획득 방식 | 베일에서 알을 정성껏 품어 새끼 드래곤 '모닝'을 부화시킴 | 계곡에 숨어 사는 거대한 야생 드래곤 '십스틸러'를 직접 추적하여 길들임 |
| 인물 서사 구조 | 네틀스라는 평민 출신 인물이 따로 존재하여 다에몬과 염문을 뿌림 | 네틀스의 분량을 삭제하고 라에나가 직접 야생 용을 길들이는 서사로 몰아줌 |
| 전쟁 참여 성격 | 왕가의 피를 잇는 안전한 후방의 상징적 구심점 역할 | 아버지에게 인정받기 위해 목숨을 걸고 전력에 기여하는 주체적 전사 |
드라마의 이러한 각색은 라에나의 캐릭터를 기적만 기다리는 공주에서 운명을 개척하는 전사로 탈바꿈시켰습니다. 드래곤이 없어 아버지에게 버림받았다고 여긴 라에나가, 아무도 다루지 못한 사나운 야생 드래곤 십스틸러(Sheepstealer)를 목숨 걸고 마주하는 장면은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하죠.
원작에서 불륜과 의심으로 얼룩졌던 다에몬과 네틀스의 껄끄러운 관계가, 드라마에서는 드래곤을 매개로 한 부녀간의 애증과 인정 욕구의 서사로 훨씬 더 깊이 있게 승화된 것입니다.
4. 피의 복수를 끝낸 위대한 '혼인 외교'

용들의 춤 내전이 흑색파의 신승으로 끝나고 이복동생 아에곤 3세가 즉위하자, 라에나는 가문의 파괴된 혈맥을 복원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맡게 됩니다.
그녀의 첫 번째 결혼은 흑색파 충성 가문인 코윈 코브레이 경과의 만남이었으나, 불행히도 유산의 아픔을 겪고 남편마저 전사하고 맙니다. 이후 그녀가 두 번째 남편으로 선택한 인물은 사람들의 상상을 완전히 벗어나는 파격적인 인물이었습니다.
바로 적진이었던 녹색파의 핵심 가문, 하이타워 가문의 가르문드 하이타워(Garmund Hightower)를 남편으로 맞이한 것입니다. 적국의 수장이었던 알리센트 왕후의 친척과 흑색파 수뇌부의 딸이 부부의 연을 맺은 것이죠.
이는 단순한 로맨스가 아니었습니다. 피비린내 나는 전쟁으로 양 진영에 깊게 박혀있던 극단적인 증오의 고리를 끊어내고, 무력이 아닌 '혼인 외교'로 왕국의 평화를 영구히 정착시킨 위대한 정치적 결단이었습니다. 두 사람은 슬하에 6명의 딸을 두었고, 이들은 훗날 웨스테로스 전역의 귀족 가문으로 퍼져나가 타르가르옌의 핏줄을 든든하게 지켜주었습니다.
결론: 결핍을 무기로 바꾼 타르가르옌의 숨은 지배자
라에나 타르가르옌은 웨스테로스 역사상 가장 참혹했던 시대에 내동댕이쳐졌지만, 그 비극에 결코 짓눌리지 않은 인물입니다.
태어날 때부터 겪었던 신체적 허약함과 드래곤의 부재라는 지독한 콤플렉스를, 소설에서는 간절한 기도와 인내로, 드라마에서는 야생 용을 길들이는 불굴의 투지로 이겨냈습니다. 그리고 피로 물든 전쟁이 끝난 뒤에는 칼이 아닌 관용과 외교력으로 찢어진 왕국을 다시 하나로 꿰매어 놓았죠.
화려하게 불꽃을 뿜다 재가 되어버린 수많은 용의 기수들 사이에서, 마지막까지 살아남아 평화의 시대를 잉태한 라에나의 조용한 카리스마. 그녀야말로 파멸의 위기에서 타르가르옌 가문을 건져 올린 진정한 숨은 승리자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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